홍남기 “가장 아쉬운 것은 부동산 시장 불안”

입력 2022-05-05 04:04
퇴임을 앞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년 반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으로 부동산 안정 문제와 재정준칙 법제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제정 문제를 꼽았다.

홍 부총리는 4일 기재부 출입기자와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홍 부총리는 오는 9일 37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임한다. 2018년 12월 11일 취임해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사령탑을 맡은 홍 부총리는 9일 퇴임 시 1246일, 약 3년 5개월의 임기를 채우게 된다. 역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중 최장수 기록이다.

홍 부총리는 재임기간 중 총 365회 장관급 회의체를 가동했고, 126회 현장 방문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장거리 마라톤 경기같았다”면서도 “재임 중 경기침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으로 매 순간 긴장감, 촘촘한 업무일정 등으로 사실상 100m 단거리 경주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 부총리는 가장 아쉬운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세로 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안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발전기본법이 다음 정부에서 꼭 제정되길 바란다”며 “재정 준칙도 구속력을 갖춘 법제화가 다음 정부 때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7번 편성했던 것에 대해서는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가채무의 절대적 규모는 아직 양호하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속도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각별하게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임 마지막 달이었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8%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걱정이 크다”며 “경기회복과 성장률 견지도 중요하지만 생활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우선순위에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요인보다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적용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원유를 해외에서 100% 수입하는 나라는 (국제) 원유가격에 영향력이 너무 (크게) 미쳐서 물가안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퇴임 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경제 영역에서 평생 공직을 수행한 만큼 퇴임 후에도 이 분야에서 한국 경제를 위해 역할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 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