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낙마 타깃’으로 정호영(사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하고 있다. 자녀 의대 편입학과 관련해 ‘아빠 찬스’ 의혹에 휩싸인 정 후보자는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은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감”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전 후보자의 낙마로 타격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 사퇴설에는 일단 선을 그으면서도 여론의 흐름을 살피는 눈치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4일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의혹들이 ‘클리어’된 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이후 온라인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조금 더 여론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3일 청문회에서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에 대해 다른 교수들에게 이야기하지도, 할 수도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가 필요하다. 청문회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일제히 청문회장을 나가버렸다.
민주당의 집단 퇴장을 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수당의 도를 넘은 갑질”이라며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범죄자라도 되는 양 호통과 꼬투리 잡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사퇴한) 김 전 후보자보다 죄질이 나쁜 정 후보자는 버티고 있다”며 “양파도 아니고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후보는 처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국민의힘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들이댄 것과 동일한 잣대로 (이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청문위원들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에서는 내심 정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버텨주는 게 정무적으로 손해 볼 것 없다고 여기는 기류도 읽힌다. 한 재선 의원은 “정 후보자가 버텨줄수록 우리 입장에선 ‘땡큐’”라며 “정 후보자 같은 문제 후보가 늘어나야 민주당이 ‘발목 잡기’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이 청문회 막바지에 정 후보자를 다른 내각 후보자들과의 교환 카드로 쓰기 위해 고육책으로 살려두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미 정 후보자는 여론 심판이 끝나 교환 가치가 없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정현수 오주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