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심방 재개… 교회도 가정도 “활력 충만”

입력 2022-05-05 03:03
홍융희(오른쪽) 부산 성민교회 목사가 지난달 30일 한 교인 가정을 방문해 심방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성민교회 제공

“8일 저녁 가정 심방 원하신다고요? 네네 잘 알겠습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박요한 부목사는 요즘 교인들의 심방 일정을 잡느라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부터 2년 넘도록 중단됐던 심방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방문해서 찾아본다’는 의미를 지닌 심방(尋訪)은 목회자가 교인을 만나 신앙적 상담과 위로, 기도를 나누는 목양 활동이다. 개업 이사 환우 가정 등 다양한 종류의 심방이 있지만 성도를 직접 만나야 하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전면 중단됐다. 심방이 막히면서 교인과 목회자 사이의 영적 교제에도 장애가 많았다. 그사이 전화와 줌(zoom)을 통해 비대면 심방을 이어왔지만 목회자나 교인 모두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박 목사는 4일 “이미 며칠 사이 15차례 가까이 심방을 했고 3일 하루에만 여섯 가정을 방문했다. 점점 심방이 늘고 있어 한 분 한 분이 귀할 정도”라면서 “전화 심방 같은 비대면 심방으로는 한계가 많았는데, 실제 교인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기도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 최종운 부목사도 “목회자와 교인 모두에게 심방 재개는 교회 회복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감격스럽다”면서 “교인 중에는 다시 만나게 된 것만으로 눈물을 흘릴 정도로 벅차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최 목사는 “코로나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라 늘 조심스럽지만, 목양이 살아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홍융희 부산 성민교회 담임목사도 심방이 재개돼 반갑다고 했다. 홍 목사는 “24개월 넘도록 이사와 개업 심방을 못 해 교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드디어 교인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면서 “많으면 하루 다섯 차례 심방을 하는데 너무 분위기가 좋고 이런 반가움이 주일 예배로도 이어지면서 교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교인들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전영혜 연동교회 권사는 지난 3일 목회자가 가정을 방문했다고 했다. 전 권사는 “오랫동안 심방을 받지 못했는데 목사님이 집에 오셔서 함께 기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심방이 다시 시작되니 교회도 활력이 가득하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젊은 교인들과 만남을 확대하는 건 또 다른 과제다. 서울 마포 A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여전히 심리적 거리까지 좁혀진 건 아닌 데다 젊은 교인들은 그동안 교회와 너무 멀어져 있어 다시 만나려니 이마저도 서먹해 쉽질 않다”면서 “온라인예배 참여도 소홀했던 젊은 세대들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 이전같이 쉽게 만나 교제하는 건 사실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