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의대 편입과 관련해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3일 더불어민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가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달리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2016·2017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할 당시 정 후보자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2016년엔 경북대병원 부원장을, 2017년엔 원장을 각각 맡고 있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2016년 편입 전형에 (지원했다) 실패한 정 후보자의 아들이 2017년 (신설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며 “(해당 전형이) 도입될 당시 경북대 의대 교수 10명이 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입학 전형을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정 후보자 아들의 2016년, 2017년 경북대 의대 편입 자기기술서는 오탈자까지 똑같다”면서 “그런데 점수는 최소 40점 정도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편입 과정에서) 아빠 찬스는 절대 쓸 수 없는 구조였다”며 “아빠 찬스는 굉장히 반박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어 “(자녀들의) 편입학에 대해 다른 교수들에게 이야기하지도, 할 수도 없었다”면서 “아이들이 떨어질 (것이) 부끄러워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또 “(경북대 의대 편입은) 성인인 자녀들의 선택이라 제가 부모로서 뭐라고 하긴 곤란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 아들을 둘러싼 병역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0년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2015년 아버지가 재직하던 경북대병원에서 진행한 재검에서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아 4급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아들은 허리가 아픈데도 동유럽에 여행을 갔다”며 “군대 갈 때만 아프고 평상시에는 멀쩡한 나이롱환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추간판탈출증 환자들도 평소에는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전 청문회 도중 아들의 2015년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 의전원 입학 취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저와 관계없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40년 지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선 “(윤 당선인이) 대구에 발령을 받고서 1년에 1~2번씩 봤다”며 “40년 지기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에 대해선 수사가 필요하다”며 “청문회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이날 오후 7시쯤 집단퇴장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