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되자 ‘음주소란’ 고삐도 풀렸다

입력 2022-05-04 04:06
서울 마포경찰서·마포구청·마포소방서 관계자들이 3일 합정동 주민센터에서 홍대 인근 업주 및 상인들을 만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술에 많이 취한 손님은 클럽에 입장을 안 시키려고 하는데 오히려 불만을 갖고 경찰에 신고를 해요.” “영업이 끝나면 바닥에 휴대전화가 10개씩 떨어져 있어요. 그런데 (잃어버린 걸 모르고) ‘누가 가져갔다’고 신고해 난감합니다.”

홍대 클럽 17곳 업주·매니저와 홍대상인연합회 관계자들이 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에 모였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밤사이 주취자들이 폭증하면서 고충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마포경찰서 제안으로 마련됐다. 최근 2주간 이 일대 112 신고 건수가 급증하자 경찰이 치안 강화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주로 찾는 일대 클럽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영업시간 해제 후인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 홍익지구대의 하루 평균 112 신고 건수는 138.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7.0건)보다 42% 늘었다. 경찰은 단순 신고 증가뿐 아니라 주취자가 많이 발생하면 강력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클럽 차원의 사전 신고 협조도 필요하다고 봤다. 경찰이 나서서 클럽 업주들과 만나 치안 협력을 강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청과 소방 관계자도 참석했다. 장신웅 마포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CCTV 자료 제공과 출동 경찰들의 업소 출입 등 수사와 관련해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새벽 1시쯤 홍대 앞 클럽 거리에는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도 해제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는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거나 침을 뱉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클럽 관계자들에게 안전 조치도 요구했다. 마포소방서는 “사고에 대비해 비상구 병목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전요원을 100㎡에 1명씩 고정 배치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 업주는 “코로나19로 2년간은 문도 열지 못한 채 정말 힘들게 버텨온 곳이 대부분”이라며 “과도한 규제보다는 경찰과 구청, 소방서에서도 영업 애로사항을 공감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