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보다 전염력 높은 새 변이 국내 첫 발견… 당국 예의주시

입력 2022-05-04 04:02
3일 오전 운영 종료를 닷새 앞둔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가 축소 운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유의미하게 높은 새 변이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변이가 유행할 경우 확진자 추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12.1’ 바이러스 감염 사례 1건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고 3일 발표했다. 환자는 50대 여성으로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해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는 16명으로 이 중 추가 확진자는 아직 없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BA.2.12.1은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라며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유행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검출 바이러스의) 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 변이는 BA.2보다 확산 속도가 20% 이상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새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출현해 감염자가 느는 데 주목하고 있다. 최근 BA.4 변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 등 15개 국가에서, BA.5 변이가 남아공과 포르투갈 등 14개국에서 확인됐다. 이 단장은 “당분간 (새 변이의)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 전 사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현재의 감소세는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만1131명이다.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약 3만명 줄었다. 사망자도 49명으로 지난 2월 27일 이후 65일 만에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질병청은 고령층 백신 4차 접종과정에서 기확진자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아 ‘과다 접종 우려’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3차 접종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에게도 4차 접종 안내가 일괄적으로 나가는 바람에 불필요한 접종이 다수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3차 접종 국면에선 2차 접종 기확진자에게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권근용 접종관리팀장은 “해외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보면 확진 뒤 면역을 갖게 되는 건 사람마다 편차가 있는 반면 백신을 통한 면역은 대부분 일관된다”며 “비확진자보다 접종 필요성은 낮지만 본인이 원하면 접종하도록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4차 접종한 고령층 중 3차 접종 기확진자 수는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돼 생기는 항체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국내에선 그런 조사를 한 적이 없고 해외에서도 사례가 적다”고 지적했다. 또 “초고위험군 등 4차 접종을 맞아야 하는 분에게만 안내를 해야 한다”며 “접종을 강조하기보다 치료제를 빨리 처방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