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지 20일 만인 3일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온 가족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끝에 윤석열정부 장관 후보자 중 ‘첫 낙마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면서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본인과 부인, 아들, 딸 등 온 가족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아들과 딸은 김 후보자가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역임하던 기간에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으로 밝혀져 ‘아빠 찬스’ 의혹이 증폭됐다. 이밖에 김 후보자의 군 복무기간과 석사학위 기간이 겹친다는 사실, 한국외대 총장 시절 학생들에게 막말을 한 사실 등도 드러나 부적격 여론이 커졌다.
1호 낙마 사례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국무총리) 정호영(보건복지부 장관) 한동훈(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도 김 후보자처럼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며 추가 사퇴를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히 자녀의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이 제기된 정 후보자를 다음 타깃으로 정조준했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국민의힘에서조차 자진 사퇴를 건의하고 있다. 이제는 즉각 (버티기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검증이 끝나고 청문회에서 부적격으로 확인된 인사에 대해 윤 당선인은 빠르게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이틀째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부실하게 검증했다는 지적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선 “상세한 검증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조금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모든 정부가 청와대에서 나와야겠다는 공약을 했는데 윤 당선인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행정부를 출범해야 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오랜 기간 연구했겠지만 국민께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