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물가’ 4.8% 상승… 13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2-05-04 04:04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했다. 체감물가는 이미 5%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물가 상승세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전기요금 인상, 수요 회복 등 대내외적 여러 요인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통계청은 3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년이 100)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한 것도 2011년 11~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이끌었다. 공업제품(2.70% 포인트)과 개인 서비스(1.40% 포인트)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전체 물가상승률 4.78% 가운데 4.10% 포인트 비중을 차지했다.

공업제품 가운데 석유류(34.4%)는 휘발유, 경유, 자동차용 LPG가 일제히 오르면서 전월에 이어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상승 폭이 주춤하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다.

서비스 물가(3.2%)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개인 서비스가 4.5%, 공공 서비스가 0.7%, 집세가 2.0% 각각 올랐다. 특히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6.6% 올랐다. 개인 서비스는 경기 회복으로 수요 측 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6.8%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4개월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7% 상승하며 이미 5%대를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오름세를 억누를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