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메이드 인 글로벌

입력 2022-05-04 04:09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있는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농심 제공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다. 업체들은 해외공장을 K푸드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에 첫 공장을 세운 지 17년 만이다. 약 2만6800㎡(8100평)의 규모로 연간 라면 3억500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 제1공장까지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생산 물량까지 미국 시장에 공급할 만큼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제2공장 가동으로 공급에 탄력을 얻는다면 수년 내 일본을 제치고 1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심의 미국 시장 매출액은 2005년 417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9500만 달러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농심은 2025년까지 8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K푸드 수출 효자 품목인 김치도 미국에서 생산에 들어갔다. 과거에는 미국 내 김치 소비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김치를 찾는 현지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김치 규모는 2825만 달러로 2011년(279만 달러)과 비교해 10배 이상 성장했다.

대상은 지난 3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오브 인더스트리(CA)에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 아시아권을 벗어난 첫 해외공장이다. 총 1만㎡(3000평) 규모로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하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미국 시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의 본고장인 중국에 연간 두부 6000만모를 생산하는 베이징 2공장을 준공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두부와 파스타 매출 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다. 그동안 베이징 1공장에서 연간 두부 1500만모를 생산해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 중심으로 공급해왔지만 2공장이 완공되면서 중국 지방 도시까지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베이징 1·2공장을 중심으로 향후에 충칭, 상하이, 남방지역에도 냉동·냉장 가정간편식(HMR) 생산 기지를 건설해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