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들 응원”… 한국교회, 뮤지컬 티켓 선물 ‘릴레이’

입력 2022-05-04 03:02
감신대 학생들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광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요한복음’을 관람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감신대 총학생회 제공

‘요한복음’ 티켓에 식사비도 동봉 한국교회가 교단 신학생을 응원하고 기독문화계를 후원하는 릴레이 티켓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 광야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요한복음’을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신학생들에게 티켓과 식사비를 제공하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성경을 거의 그대로 옮긴 대본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티켓 나눔은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신학생 시절에 보고 들은 것들이 앞으로 그들의 목회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유 목사는 3일 “신학생 때 성지순례를 가 보면 그 의미가 남다르듯이 그 시절에 성경을 그대로 담은 감동적인 작품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기에 이런 부분을 교회가 도와줘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선한목자교회는 한 회분(178석) 공연과 식사비를 감신대와 협성대 학생들에게 선물했다. 공연 관람 후 저녁도 먹을 수 있도록 식사비도 동봉했다. 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원하는 날짜에 관람을 신청해 선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한목자교회의 섬김은 다른 교회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에는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총신대 신대원 학생들에게 뮤지컬 티켓과 식사비를 후원했다. 송태근 목사는 “열악한 사례금에 문화생활은 대부분 꿈도 못 꾸는 데다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고생했던 후배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면서 “하나님의 사역은 강단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할 수 있다. 신학생들이 뮤지컬 관람을 통해 복음을 전달하는 다양한 방식에 인문학적인 눈을 뜨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뮤지컬을 본 신학생들은 ‘성경으로 봤을 땐 어렵고 쉽게 읽히지 않았던 말씀들이 마음속에 새겨지는 기분이었다’ ‘나의 신앙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아영 감신대 총학생회장은 “가룟 유다마저 용서하셨던 예수님처럼 교인들과 소통하고 힘이 되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며 “뮤지컬을 통해 은혜도 받고 쉼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준 목사님께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티켓 나눔에 동참을 원하는 교회들의 문의도 계속되고 있어 신학생을 위한 사랑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뮤지컬을 제작한 광야아트미니스트리 사역자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윤성인 대표는 “뮤지컬을 준비하며 다음세대에도 도전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한국교회의 도움으로 그 꿈이 이뤄져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