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살리고 정시 확대 제외… 자사·외고 존치 예고

입력 2022-05-04 04:04
안철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설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에서도 고교학점제가 계속 추진된다. 대선 공약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 확대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제외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일 이런 내용의 교육분야 윤석열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고교학점제 추진은 82번 과제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에서 다뤘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생처럼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인수위는 “고교학점제 추진 점검 및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개별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을 개방 운영하는 (가칭) 온라인고교 신설 추진”이라고 제시했다. 교육부 고교학점제 담당자는 “고교학점제는 보완할 부분을 찾아 지속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 수업 선택권 보장이다. 대입 결과와 직결되므로 지역·학교별 수업 선택권 격차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온라인고교 구상은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예컨대 라틴어 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경북에 20명이 나오면 정부나 교육청이 강사를 찾아 수업을 개설해준다는 것이다.

대신 정시 확대는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정시가 확대되면 고교학점제는 껍데기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 교육과정이 수능 과목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용 대입제도는 예정대로 2024년 2월 발표하기로 했다. 문재인정부의 고교학점제 도입 시간표를 수용한 것이다.

국정과제엔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 검토”도 포함됐다.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존치를 예고한 대목이다. 고교학점제에선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산출한다. 자사고와 외고 학생들이 내신 부담에서 벗어나게 돼 자사고·외고 인기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