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거제참좋은교회(박용철 목사)는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온 부산대학교 학생 비시스카 발레리아씨였다. 발레리아씨는 “비인간적인 전쟁이 벌어진 지 두 달이나 됐고 저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그동안 다른 학생들처럼 저도 공부에 집중하며 미래 계획과 꿈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조국에 대한 걱정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전쟁이 끝나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처럼 용감한 군인이 나라를 지키고 자원봉사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응원하고 있고 평화의 희망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받은 장학금은 저와 우리 가족에게 격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국제학생회(ISF)를 통해 거제참좋은교회의 장학금을 받았다. ISF는 1997년 6월 서울대 이상일 교수와 크리스천 교수들이 중심이 돼 한국에 온 외국인 학생과 가족, 교수, 연구원의 한국 유학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박용철 목사는 3일 “성도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함께 고민했고 지난 고난주간에 금식하며 헌금하자는 데 공감했다”며 “일부는 교회가 속한 교단인 예수교대한성결교회에 우크라이나 돕기 헌금을 했고 일부는 한국에 온 우크라이나 유학생을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이후 ISF를 통해 우크라이나 유학생인 발레리아씨와 연결됐다. 고난주간 성도들은 발레리아씨가 보내온 기도제목을 공유하며 함께 기도했다. 박 목사는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 참여한 어린이들도 1000원, 2000원씩 용돈을 보태며 마음을 다해 참여했다”며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우크라이나의 아픔에 함께한 셈”이라고 전했다.
교회는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유학생을 위한 기도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 건네준 생생한 기도제목이 있다.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고 성도들은 함께 기도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상황이 길어질 경우 또 다른 형태의 지원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