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지나고, 민주당이 재집권하면 청와대로 다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권을 찾아오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복원하겠다는 구상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송 후보는 2일 서울 중구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면 원상회복이 불가피하다”며 “(국가적 관점에서) 임대인은 국민이고 정권은 임차인인데,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자기 맘대로 집을 고치면 임대 기간 종료 시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명령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설명했다.
송 후보는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냐’는 질문에 “청와대에 다시 못 갈 이유가 있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윤 당선인의) 말은 틀린 말”이라며 “이미 문재인 대통령 재임 때 국민 80만명이 청와대를 구경했다. 이미 국민에게 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문 대통령 임기 내 이명박(MB)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MB 사면은 윤 당선인이 하라”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자기 손에 물을 묻히지 않기 위해 문재인정부에 (MB 사면) 압력을 넣는 것을 대단히 동의할 수 없고, 절대 굴복할 수 없다”면서 “왜 문재인정부가 바보처럼 그런 정치적 부담을 지느냐”고 반문했다.
‘MB 사면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이 연동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송 후보는 “국민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윤 당선인이 김 전 지사를 사면 안 하고, 자기편(MB)만 사면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앞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윤석열정부와의 한판 승부’라고 규정한 이유를 묻자 송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 후반전”이라며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됐는데도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독특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건희씨가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한 행태라든지, 당선되자마자 ‘쩍벌남’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벌써부터 ‘건방기’가 보인다”며 “국민께서 이번 선거에서 균형을 잡아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이 판단해야 하는 문제로, 인천 계양구 주민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대선에서) 이 전 지사를 찍은 1600만표를 고려하면 이 전 지사가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에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후보로 출마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송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를 ‘어려운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12% 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는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오세훈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5% 포인트까지 줄여놓겠다”면서 “19일부터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에 대해 송 후보는 자신의 대표 공약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송 후보는 “누구나집은 3%대 이자로 10년간 분양가의 10%만 내고 살다가, 10년 후에 최초 분양 가격으로 매입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 “구룡마을(서울 강남구)에 1만2000세대, 내곡동(서울 서초구)에 5만 세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