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생 ‘폐허의 청년들’ 다시 만난다

입력 2022-05-04 04:08

올해는 ‘꽃의 시인’ 김춘수, ‘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22년생 작가 중 김춘수 손창섭 김구용 김차영 선우휘 여석기 유정 정병욱 정한숙 9명을 선정해 오는 12~13일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 두 단체는 2001년부터 해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학인을 조명해왔다.

주제는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으로 정했다. 피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난 1922년생 작가들은 9세에 만주사변을 겪고 23세에 해방을 맞았다. 이후 6·25전쟁도 겪는다. 모든 것이 허물어진 폐허를 체험한 ‘폐허의 청년들’이었던 이들은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살아있음의 의미를 묻는 ‘존재에의 탐색’에 몰두했다.

윤정모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9명 문학인의 주옥같은 문장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문학인에게도,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선 12일 심포지엄이 열린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의 총론을 시작으로 문학평론가들이 1922년생 작가들에 관한 글을 발표한다. 13일에는 민구 김현 권민경 등 젊은 작가들이 선배들의 작품을 낭독하고 느낀 점을 독자와 나누는 ‘문학의 밤’ 시간을 갖는다.

이후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전’ ‘백영 정병욱 탄생 100주년 기념강연’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 ‘김춘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콘서트’ 등 탄생 100주년 문인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