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봄+롯데)가 흐름을 탔다. 현 시점 리그 투 타 에이스 찰리 반즈와 한동희를 앞세워 선두 다툼에 나섰다.
상승세의 시작점은 삼성 라이온즈와 클래식 더비(4월 22~24일) 싹쓸이였다. 이후 ‘1강’ SSG 랜더스와 주중 3연전에서 대등한 승부로 1승1무1패를 나눠 갖더니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첫 경기에선 롯데 선발진의 유일한 고민거리 글렌 스파크맨이 4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됐지만, 타격으로 LG를 제압했다. 2 3차전은 선발 이인복과 김진욱의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가져왔다. 롯데가 LG와 3연전을 스윕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롯데는 4위에서 단독 2위로 점프해 1위 SSG를 사정권에 뒀고 시즌 초반 기세가 좋았던 LG는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롯데는 최근 10경기 7승1무2패로 투타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팀 타율 1위(0.266), 팀 평균자책점 2위(2.88)에서 보듯 수치가 말해준다. 전력의 핵심은 한동희와 반즈다. 올 시즌 기대주의 껍질을 깬 한동희는 지난주 22타수 11안타(타율 0.500), 6타점에 장타율(0.773), 출루율(0.593) 1위로 ‘리틀 이대호’를 넘어 ‘사직 본즈’스러운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반스는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5로 언터처블한 구위를 뽐낸다. 리그 투수 중 최다 이닝(41.1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다승과 평균자책점 리그 1위, 탈삼진(45개)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선발진 3인방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이인복이 나란히 3승씩을 수확한 가운데 4월 한 달 부진했던 2년차 좌완 김진욱도 5월 첫 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위력투로 반등에 성공했다. 3연전 동안 2세이브를 추가하며 세이브 부문 2위(9세이브)에 오른 새 마무리 최준용에다 원조 마무리 김원중이 1일 1이닝 무실점 투구로 성공적 복귀전을 가진 점도 반갑다.
무엇보다 부산 ‘찐팬’들의 기대와 응원이 거인 군단의 상승세와 맞물려 프로야구 흥행에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토 일 양일 모두 2만명이 넘는 관중이 잠실구장을 찾았고 홈팀 못지않은 원정팬들의 응원 열기가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삼성 역시 KIA 타이거즈에 3게임 연속 역전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았다. KIA를 밀어내고 6위 KT 위즈와 반게임차 7위로 올라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리드오프 김지찬이 역전 적시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호세 피렐라, 최영진, 김현준도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선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이틀 연속 경기를 마무리하며 시즌 6세이브를 달성했다.
KIA는 이의리 한승혁에 이어 이날 에이스 양현종까지 3일 내내 선발진이 호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 정해영 등 믿었던 불펜이 8 9회 연이어 무너지며 자멸했다. 박동원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최근 5연패로 순위가 8위까지 하락했다.
2위 롯데부터 5위 LG까지 불과 2게임차 촘촘한 순위경쟁이 계속되는 이번 주중 3연전에선 4위 두산 베어스와 5위 LG가 맞붙는 어린이날 시리즈가 가장 이목을 끈다. 한쪽이 밀리면 상위권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 있는 흐름이라 불꽃 튀는 잠실 라이벌전이 예상된다. 주말 3연전은 롯데가 홈 사직구장에서 상위권 도약의 시발점이었던 삼성과 클래식 더비를 다시 한번 펼친다. 삼성 또한 KIA를 완파하고 기세를 회복한 만큼 전반기 리그 판도에 분수령이 될 만한 매치업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