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안보전략비서관에 임상범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가 내정됐다. 임 차석대사는 외무고시 28회 출신으로 1994년 외교부에 입부한 정통 외교관이다. 또 외교비서관에도 직업 외교관인 이문희 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국장)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정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수뇌부는 학자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주축이 됐다.
반면 외교·안보 실무를 담당할 비서관에는 실력파 ‘늘공’(직업 공무원)들을 전진배치한 셈이다. 외교·안보 부처와의 실무적인 소통과 정책 전문성을 고려해 ‘늘공’들을 발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공’ 출신들은 국가안보실 지휘부를 차지했다.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이고,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게 된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학자 출신 인사들이 국가안보실을 이끌게 되면서, 이들을 보좌할 비서관급 인사에서는 ‘늘공’ 출신들이 중용된 것이다.
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된 임 차석대사는 외교부에서 원자력·비확산 외교기획관(국장), 군축비확산과장 등을 지냈다. 2008∼2010년 이명박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외교비서관으로 확정된 이 전 단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외무고시 30회 출신인 이 전 단장은 북핵협상과장,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엘리트 외교관이다. 이 전 단장도 이명박정부 청와대 파견 근무 경력이 있다.
관가에서는 임 차석대사와 이 전 단장 발탁에 이명박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차장에 내정된 김 전 기획관이 이명박정부 ‘외교·안보 실세’로 통했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도 이명박정부 때 외교통상부 2차관을 역임했다.
또 임 차석대사가 외교부 내에서 군축·핵 비확산 전문가로 꼽히고, 이 전 단장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에 북핵 대응 담당이었던 만큼 ‘원칙 있는 남북 관계’ 및 북한 비핵화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풀이된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면서, 1차장실 산하 비서관들에게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1차장 산하에는 NSC 사무차장을 겸하는 안보전략비서관과 외교비서관, 통일비서관, 경제안보비서관이 있다.
신설되는 경제안보비서관에는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통일비서관에는 황태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유력 검토되다가 다시 막바지 인선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