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보다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의원 7명이 의원직을 사직함에 따라 6월 1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7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 중에서 이 전 지사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에, 안 위원장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사퇴한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출마설이 각각 나온다.
이 전 지사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경우 초선 의원이 된다. 안 위원장은 3선이 된다. 그러나 정치적 파괴력은 선수(選數)를 뛰어넘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선 본선에서 경쟁했던 이 전 지사와 한때 경쟁했다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안 위원장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입할 경우 여야 관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에도 거대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빠르게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세력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과의 협력 여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가능성 등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이 전 지사나 안 위원장 중 한 명이 출마를 결정할 경우, 나머지 한 명에 대한 출마 명분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명이 나서면, 두 명 모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전 지사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사 측 관계자는 2일 “당 안팎의 요구가 워낙 거세다 보니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가능성이 아예 없었는데, 지금은 반반 정도로 올라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때 1600만표 이상의 국민 마음을 얻었던 이 전 지사는 이번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해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등판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 전 지사가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할 경우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출마해 당권에 도전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지사가 민주당 대표가 되면, 특유의 ‘선명성’을 내세워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의 원내 진입도 국민의힘 내부 헤게모니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안 위원장은 분당갑 출마에 긍정적인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 측근 인사들 사이에서는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직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안 위원장도 원내 진입 이후 다음 목표는 국민의힘 당권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당내 윤 당선인 측 인사들과의 ‘화학적 결합’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이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남권 의원은 “이 대표뿐만 아니라 차기 당권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 인사들이 안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안 대표가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통 큰 정치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차기 당권과 대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안규영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