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년 연속 반도체 매출 1위 가능성

입력 2022-05-03 04:06

1분기에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모바일, 위탁생산(파운드리), 메모리 등의 대부분 분야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PC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는 수요 감소로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업계 매출 세계 1위를 탈환한 삼성전자가 2년 연속으로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가장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인텔이다. 인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8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97억 달러)보다 7% 감소했다. 주요국에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가시화하면서 PC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인텔 PC사업을 총괄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은 1년 전보다 매출이 13% 줄었다. CCG는 인텔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175%의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인텔 전체의 매출이 줄어드는 걸 막지 못했다.

반면, 모바일 칩셋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퀄컴은 활짝 웃었다. 퀄컴의 1분기 매출은 111억64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40.7% 늘었다. 퀄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모바일 칩셋 부문의 매출이 53% 증가했다. 통신 솔루션(28%), 자동차 칩셋(41%), 사물인터넷(61%) 등 모든 부문의 매출이 뛰었다.

메모리도 데이터 센터, 모바일 등의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6조87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도 12조1557억원으로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의 질주도 이어졌다. TSMC의 1분기 매출은 4910억8000만 대만달러(약 21조4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성장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외부 변수가 계속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장비 공급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2024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면서 삼성전자가 2년 연속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도 쏠린다. 인텔은 PC 수요 부진, 애플의 자체 칩 채택에 따른 고객 이탈 등의 악재를 맞고 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올해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