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이 출마를 최종적으로 결심한다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분당갑에 전략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 나올 경우 분당갑 보궐선거는 물론 동시에 실시되는 경기지사 선거까지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카드’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일 “안 위원장을 향해 ‘분당갑 보궐선거에 나가 달라’는 당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 나가 준다면 당에서는 전략공천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약속한 상징성 있는 정치인”이라며 “윤 당선인 측도 안 위원장에 대한 전략공천 방침에 대해 전혀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안 위원장 입장에서도 원내 진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안 위원장이 분당갑 보궐선거는 물론 경기지사 선거에도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이 출마 결심을 할 경우 경선이라는 장애물을 없애는 방식으로 예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은 인수위 업무가 끝나면 지방선거 운동을 돕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당내에서 많은 분이 ‘분당갑 후보직을 수행하면서 지방선거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안 위원장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에서도 안 위원장의 출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일 안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분당갑 출마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일에 동시에 실시되는 분당갑 보궐선거와 경기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승부처다.
경기지사 선거는 ‘윤심(尹心) 대 명심(明心)’의 대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또 분당갑 지역구에는 대장동이 위치해 있다. 그만큼 정치적인 상징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당내 일각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변수다. 이미 박민식 전 의원이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에 공천과 관련해 정해진 룰이 있다”며 “공천을 신청하고 면접을 보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당당하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출마한다고 해서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준석 대표 역시 ‘안철수 전략공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내 공천 절차는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과 긴밀하게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이상헌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