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준 30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는 ‘대선 2라운드’ 성격이 강하다.
‘0.73% 포인트’라는 초박빙 표차로 승부가 엇갈렸던 3·9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진보 진영이 총결집하는 ‘진영 대결’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 확실시된다.
국민의힘은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국정 안정론을,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정권 견제론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인선 논란 등 윤석열정부에 대한 초반 평가와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추진에 대한 민심이 선거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이춘희 현 세종시장이 1일 민주당 세종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6·1 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최종 확정됐다.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경기도다.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 출신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정책 계승’을 강조하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경기지사 선거에 대해 ‘윤심(尹心) 대 명심(明心)’의 대결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동연 후보는 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풍부한 경험을 앞세우면서 자신이 경기도정을 맡을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윤심’을 등에 업고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경기도에서 이겨야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경기도는 이번 선거의 전체 승패를 좌우할 지역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지사를 지냈던 경기도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재명 옥죄기’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앞으로 이 전 지사에 대한 수사나 감사 과정에서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의 진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 전 후보가 경기도에서 득표율 5.32% 포인트 차로 윤 당선인을 앞섰다.
대선주자급 빅매치가 성사된 서울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은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오세훈 국민의힘 시장과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격돌한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오 시장이 여유있게 앞서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에서도 서울에서는 윤 당선인이 이 전 지사를 득표율 4.83% 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프레임을 ‘오세훈 시장과의 대결’이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과의 싸움’으로 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새 정부를 ‘검찰공화국’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오 시장은 송 전 대표가 패배한 지난 대선을 이끈 수장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문재인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40명을 보유한 만큼 조직력에 희망을 걸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목표치는 동일하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에서 9개 지역 이상을 승리하고, 서울과 경기도는 반드시 잡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중도층 표심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는 결국 부동층의 마음을 잡는 당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