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577억 달러 ‘역대 최고’… 고유가·원자재값·물가로 또 적자

입력 2022-05-02 04:08

지난달 수출액이 4월 기준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으나 무역수지는 또 적자였다. 치솟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탓에 수출해 번 돈보다 수입에 쓴 돈이 더 많았던 영향이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로 당분간 무역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576억9000만 달러(약 72조8000억원)로 전년 동월(512억3000만 달러) 대비 12.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4월 기준으로 수출입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출액 기록이다. 15개 주력 품목 중 선박과 자동차 부품을 제외한 13개 품목 수출액이 골고루 늘었다.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바이오헬스 품목은 4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 실적 기록을 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을 상회하는 실적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두 자릿 수를 기록하고 있다. 급감했던 수출이 ‘V자’ 형태로 반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적을 더 키우며 한국 경제를 떠받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무역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액이 전년 동월(509억 달러)보다 18.6%나 급등한 60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수출액을 넘어섰다. 적자 폭도 지난 3월 1억2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1월의 47억3000만 달러 적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이후 5개월 동안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이유로는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가 첫 손에 꼽힌다. 중동 지역 무역수지 적자는 81억800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국가별로 봤을 때 가장 큰 적자 폭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 강화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도 반영됐다.

당분간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곡물, 광물 등의 수급 상황이 호전돼야 무역수지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