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부동산정책 등의 실패로 정권을 내준 대통령이 맞는가 싶다. 반성보다 변명과 자화자찬이 앞서는 느낌이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JTBC ‘대담-문재인 5년’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우리나라의 상승 폭은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고 강변했다. 불과 10여일 전인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마지막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시장 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한 사과 발언이 무색할 지경이다.
문 대통령은 한때 인구 대비 하루 세계 최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세계적 자랑거리에서 수치로 전락한 K방역에 대해서도 민망하리만치 집착을 드러낸다. 지난 28일 방역 현장 근무자 간담회에서 “K방역은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추켜세운 데 이어 노동절인 1일에는 페이스북에 “코로나 위기 이전의 고용 수준을 조기에 회복한 것은 ‘봉쇄 없는 방역의 성공’ 덕분이었다”고 자랑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봉쇄’가 중국의 우한과 상하이 수준을 뜻하는 것이라면 아전인수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2년여 동안 원칙 없는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윤석열정부가 감당할 몫으로 떠넘겼기 때문인 건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노동분배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음식값 등 물가 상승과 함께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은 외면하고픈 확증편향에 빠진 건 아닌지도 궁금하다.
문 대통령은 자기변호도 모자라 JTBC 대담에 이어 29일엔 집무실 이전 반대 국민청원에 직접 답변하면서 윤 당선인을 비난했다. 후임 대통령을 반복해 비판한 것은 국민에 대한 결례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라도 잡음 대신 포용과 화합의 지도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사설] 퇴임 앞둔 문재인 대통령 자화자찬 낯뜨겁다
입력 2022-05-0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