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인철 군복무·대학원 4개월 겹치는데… 휴가 10일만 썼다

입력 2022-05-02 04:04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지난 27일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이 학교 총장 출신인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대학원 석사과정과 군 복무 기간이 4개월 겹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군 복무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병행했다고 신고한 1982년 3월부터 6월까지 휴가를 단 10일밖에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군으로부터 수학·연구를 허가받은 ‘군 위탁생’ 신분이 아니었던 것도 드러나 ‘군 복무 특혜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온 가족이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터진 상태에서 병역 특혜 의혹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김 후보자는 1982년 3월부터 1984년 2월까지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녔다는 이력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또 1980년 2월 23일부터 경기도 양주에 있는 25사단에서 장교로 군 복무를 시작해 1982년 6월 30일 중위로 제대했다는 병적증명서를 냈다.

이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1982년 3월부터 6월 30일까지 4개월 동안 양주에서 군 복무도 하면서 석사과정 첫 학기를 다닌 것이 된다.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 때문이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육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김 후보자는 1981년 12월 31일부터 이듬해 6월 30일까지 25사단 부관부에서 행사와 의전을 담당하는 상전 장교로 근무했다.

김 후보자의 부대가 있던 양주에서 서울까지 현재는 차로 1시간10분가량 소요된다. 도로 사정이 지금보다 열악했던 1980년대에는 양주에서 한국외대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후보자가 이런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군 생활과 대학원 공부를 동시에 수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위수 지역을 무단으로 이탈했거나 군 또는 대학원에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군 생활과 대학원 공부를 동시에 수행한 약 4개월 동안 휴가를 단 한 차례만 사용했다.

육군이 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는 1982년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10일간의 휴가를 신청했다. 행선지는 경남 마산으로 보고했다.

외대가 위치한 서울이 아닌 본인의 고향인 마산을 방문한 것이다. 김 후보자가 만약 휴가 도중 서울을 방문했다면 휴가지를 허위 보고한 셈이 된다. 김 후보자는 그해 3월 이후에는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6월에 전역했다.

김 후보자 측은 “장교로 군 복무하던 중 전역을 3개월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 지휘관에게 보고하고 대학원 석사과정 한 학기를 수강했다”면서 “2개 과목만 등록해 수업을 최소화했고, 학기 시작 당시 열흘 정도 휴가를 내고 대학원 개학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장교의 경우 사회적응 등을 위해 지휘관 허락을 받아 취업 인터뷰 등 사회진출 준비를 했던 관례가 있었다”며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김 후보자는 지휘관의 허가를 받아 대학원 진학이 가능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는 본인 스스로 특혜를 받았음을 자백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최승욱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