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만에 꺾이면서 경기 회복 흐름에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개월 연속 하락한 데 이어 동행지수마저 하락 전환하자 당국은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동행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린 102.4로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향후 3~6개월 정도의 경기 흐름을 가늠할 선행지수도 0.3포인트 내린 99.5를 기록해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체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만 지난 6개월간 두 지표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선행지수가 실물지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동행지수는 생산·소매판매·내수출하 등 주로 실물지표로 구성된 반면, 선행지수는 코스피 등 금융지표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선행지수가 ‘경기 변곡점’ 신호인지 여부를 두고 시각이 엇갈렸으나 이번 발표로 경기 고점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전환점 발생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커졌다”고 밝혔다.
실물 지표도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으로 전(全)산업생산 지수가 전월보다 1.5% 오른 117.1을 기록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투자 등 내수 지표는 부진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1로 전월보다 0.5% 감소했으며 설비투자(-2.9%)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만에 하락한 점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긴장감을 요구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 흐름을 구성하는 요소 중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어느 쪽에 더 힘이 실릴지에 따라 향후 경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