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숙 후보, 의원 시절 보좌진 30여명 교체 논란

입력 2022-04-29 04:04
뉴시스

김현숙(56)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재임 시절 3년여간 30명 넘게 보좌진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정부 시절 ‘쉬운 해고’를 강조하며 노동개혁을 진두지휘한 이력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그간 학자로서 여성고용 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냈던 그가 정규직 보좌진 중 여성을 고용한 건 5분의 1에 그쳤다.

28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제19대 의원에 당선된 뒤 38개월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최소 30명 이상의 보좌진을 바꿨다. 채용 뒤 엿새 만에 관둔 사례도 있었다.

김 후보자의 의원 임기 내내 보좌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보좌진의 평균 근속일수는 7개월가량이었다. 20대 국회의원 보좌진 평균 근속일수(약 14개월)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현직 보좌관은 “(이동이 잦은) 국회 보좌진 특성을 고려해도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단기간에 많이 나간 건 분명하다”고 했다.

당시 의원실에서 일한 인원 중 가장 근무기간이 짧은 경우는 2014년 5월 말 근무를 시작해 6일 만에 그만둔 이모씨였다. 2주간 근무하고 그만둔 임모씨 등 근무기간이 100일이 안 되는 보좌진도 14명에 이른다. 전체 75%에 해당하는 24명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갔다. 이들에게 부여된 공식휴가는 ‘0일’이었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시절 노동개혁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국회의원 임기 도중 청와대 비서실 고용복지수석으로 발탁뒨 이후 ‘쉬운 해고’를 골자로 한 개혁안에 드라이브를 걸었었다. 당시 신설된 노동시장개혁 상황실에서 여론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김 후보자 의원실을 거쳐간 정규 보좌진 19명 가운데 여성은 4명에 불과했다. 여성가족부 예비 수장인 데다 교수 시절 여성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 후보자로서는 민망할 정도의 수치다. 그는 청와대에서 나온 뒤 최근까지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로 일하며 매년 출산율과 보육정책 등 여성고용 관련 논문을 내놨다.

김 후보자 측은 국민일보에 “(명단) 확인 결과 내부 승진으로 중복되는 인원이 있다”며 “(퇴직자들은) 건강상 이유 등 개인 사유 등으로 퇴직한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박근혜정부 당시 쉬운해고·취업규칙 변경 등 양대 지침 추진의 장본인이었던 후보자가 의원 시절에도 쉬운 해고에 앞장선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효석 송경모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