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선전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면서 기술 초격차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 3나노 양산, 새로운 폴더블폰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연 매출 30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77조7800억원, 영업이익 14조1200억원을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3분기 연속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실적을 주도했다. 반도체(DS) 부문은 1분기 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을 올렸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51%나 증가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완만했고, 서버용 수요가 견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 부문은 매출 32조3700억원, 영업이익 3조8200억원을 달성했다.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에도 갤럭시 S22 시리즈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덕분이다. 최상위 모델인 S22 울트라가 기존 노트 시리즈 수요층을 흡수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했다. 갤럭시 A53을 필두로 한 중가 모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분기 최대 매출인 15조4700억원을 찍었다. 생활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아우르는 DX 부문 전체의 매출은 48조700억원, 영업이익은 4조5600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외부 불확실성이 크지만,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순항하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300조원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 구조상 전통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올해는 1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최대 매출은 지난해 실적인 279조원, 최대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이었던 2018년에 찍은 58조8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에 접어들었고, 4나노는 초기 수율 램프업(생산량 확대)은 다소 지연된 면이 있었지만, 현재 예상한 수율 향상 곡선 내로 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3나노 공정은 선단 공정 개발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개발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하고, 수익성을 향상해 공급 안정화를 추진 중”이라면서 “(시장의) 우려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삼성전자가 가진 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향후 5개년 구간 수주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분야 초격차 유지도 자신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한진만 부사장은 차세대 12나노 D램 개발 계획에 대해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고 양산 일정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선 S22가 순항하면서, 하반기 공개할 갤럭시 폴드4 등 폴더블폰의 흥행 성공이 필요해졌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최상위 라인업인 폴더블폰의 판매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