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정국에 인사논란 묻혔다” 국민의힘 안도

입력 2022-04-29 00:03 수정 2022-04-29 00:03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8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장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변경안을 의결하고 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당초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증인 불출석 문제로 5월 3일로 연기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새 정부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일부 장관 후보자 측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회는 다음 달 2~4일 사흘 동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 1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더욱 철저한 청문회 준비를 위해 일부 ‘문제 인사’에 대해서는 청문회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측 관계자는 28일 “검수완박 정국이 준 유일한 선물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인사 논란이 묻혔다는 것”이라며 “불행 중 다행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수완박 사태가 너무 큰 이슈이다 보니 관심이 다 그쪽에 쏠려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아빠 찬스’ 논란에 휘말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을 받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외에 다른 후보자는 현재까지 뚜렷한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제외하면 다른 후보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총리·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음 달 2∼4일 1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것이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파행 속에 일정을 다시 잡고, 28일로 예정됐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연기되면서 ‘동시 개최’ 현상은 심화됐다.

2일에는 한덕수 추경호 박진 원희룡 박보균 한화진 후보자, 3일에는 한덕수(계속) 이종호 정호영 이상민 후보자, 4일에는 조승환 이종섭 이정식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다음 주 초에 몰려 있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꺼번에 청문회가 실시되다 보니 화력과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 제출 미비와 증인·참고인 채택을 둘러싼 기싸움도 계속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정호영 후보자의 경우 아직도 자녀의 편입학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자료가 완벽하게 제출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대로는 청문회를 치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가 이렇게 몰려서 진행되면 몇몇 후보자는 문제가 분명함에도 ‘프리패스’를 받게 된다”며 “여야 협의를 통해 일부 청문회는 일정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9명의 후보자 중 흠결 없는 후보자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동성 김승연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