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때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 선수들에 매료돼 나도 대표선수의 꿈을 꾸며 모든 시간을 투자해 연습했다. 학교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자 곧바로 축구감독님에게 발탁되었고 시작 1년 만에 출전해 득점상을 받았고, 14살 때는 유소년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갔다. 중학교 때도 득점왕으로 서울시 대표가 되며 국가 대표는 시간문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보다 뛰어난 선수도 너무 많고 실력 향상도 한계가 있었다. 꿈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과 몸이 힘든 데다 집에도 못가고, 놀지도 못하는 틀에 묶인 생활에 자신감도 잃어갔다.
그러다 고2때 어머니 부탁으로 한마음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 기숙사에서 어느 형에게 새벽 4시까지 복음을 들었지만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머니의 권유로 요한복음을 매일 읽기 시작했다. 20번 정도 읽었는데도 예수님의 부활은 의심스럽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어려서부터 무척 좋아했던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을 보지도 않고 아무 의심 없이 믿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때, 부활에 대한 모든 의심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예수님이 정말 부활하셨구나!’는 고백이 저절로 터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죄라는 사실이 선명해지면서 그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을 영접한 기쁨은 컸지만, 친구들에게 전하다가 이상하게 보이거나 욕을 먹을 것 같은 두려운 생각에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다 부상을 당하고 재활을 할 때, 오랜만에 교회에 갔다. 마침 목사님께서 ‘예수님을 믿는 학생들이 3%정도밖에 안 남았다.’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며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했다. 그 말씀에 복음을 전하지 않은 내 모습을 크게 회개하며 숙소에 들어가 곧바로 친구 2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친구 한 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와 같이 매주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렸다. 숙소로 돌아온 그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고 다른 친구도 예배에 데리고 오며 순식간에 6명으로 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기쁨과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예수님을 영접하고도 여전히 세상을 더 좋아하고 변화되지 않는 몇몇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 너무 속상하고 그들이 무척 원망스러웠다. ‘내가 문제일까? 아니면 그 친구들이 문제일까?’하며 고민하던 중, 빌립보서 말씀을 통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이 보였다. 한 영혼도 포기하지 않는 예수님의 마음을 알게 되자 친구들을 사랑하지 못한 악한 내 중심이 보였다. 그때부터 친구들을 품고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예배 중에 코치가 ‘여기가 교회야? 종교생활은 조용히 하는 거야! 친구들한테 강요하지 말고 앞으로 숙소에서 예배드리지 마!’ 하며 호통을 쳤다. 그 후부터 숨어 예배를 드리거나 학교 밖 구석 시멘트 바닥에서 예배를 드렸다.
3학년 마지막 전국대회를 앞두고 작은교회 예배에서 우리교회 지체인 미국의 한 골프 선수의 간증영상을 봤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골프코스에서 죽을 각오로 할 것이다. 골프경기는 나의 게임이 아닌 하나님의 게임이다.’는 고백에 감동을 받고 주와 복음을 위해 죽을 각오로 뛰자고 함께 고백했다. 그리고 대통령금배 전국대회에 나갔다. 모두가 우리 팀은 예선탈락을 예상했지만, 승부차기에서 함께 기도했던 골키퍼가 상대 마지막 두 골을 막는 드라마 같은 승리로 조1위로 16강에 진출하고, 16강전에서도 3대1로 이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8강전 상대는 무실점, 무패로 모두가 인정하는 전국 1위 팀이었다. 그런데 전반 20분경에 코너킥 혼전 중에 한 골을 넣은 후 집중 수비에 들어갔다. 종료 10분 전에는 비가 쏟아져 개교 이래 첫 전국 3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이뤄주신 하나님께 우리 모두는 눈물로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 후 시간만 나면 복음을 전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예배를 드리는 선수가 15명이 되었다. 감독님의 핍박은 더 심해졌지만 후배들의 예배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예수 믿는 학생들이 3%라는 말씀에 놀라 복음을 전했는데 많은 영혼들이 연결되어 작은교회가 세워지는 것을 보며 ‘정말 복음 하나면 충분하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25살에 선교의 꿈을 품고 운동을 접고 대학에 입학했다. 입학 후, 바로 기독교 동아리 회장을 맡아 ‘학교복음화’를 위해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했다. 수업 중 자기소개를 할 때엔 ppt와 영상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고, 자신의 목표 발표 시간에는 손양원 목사님의 고백과 장기려 박사님의 영상을 보여주고 ‘사랑’을 이야기했다. 부활절에는 학교에 부스를 설치하고 버스킹을 하며 달걀과 전도지를 나눠주며 예수님을 전하고, 여러 대학과 연합해 오직 복음을 전하는 최고로 기쁘고 멋진 대학생활을 했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교회 대학부에서 스텝으로 섬기며 대학생들을 양육하고 있다. 늘 이렇게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영혼들을 사랑만 하는 삶을 살고 싶다. 많은 청년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서 최고로 기쁘고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최희승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