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공급망 쇼크에…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입력 2022-04-28 04:02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주식 중개인이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확대에 따른 공급망 차질 우려로 27일 국내외 금융시장이 또다시 휘청였다.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는 4% 가까이 폭락했고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1% 이상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2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126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 내린 2639.06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1.64%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대표 기술주 네이버는 장중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265.2원을 돌파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국내 주가지수 하락은 미 증시 급락의 영향이다. 전날 다우지수(-2.38%) 나스닥지수(-3.9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81%) 등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20년 9월 8일(-4.11%)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불안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확대해 공급망 병목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됐다.

이미 중국은 공장에서의 생산뿐 아니라 창고, 운송 등 공급망 운용에 차질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항 등 중국 항구에 접안을 기다리는 선박은 506척으로 봉쇄 전인 2월(260척)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하이항에 하역된 컨테이너가 트럭에 실려 목적지로 수송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봉쇄 전보다 3배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 일부 지역이 사실상 봉쇄 수순에 들어가자 상하이와 같은 전면 봉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부각된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곡물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년 내 증시 최대 하락 폭은 평균 11%로 나타나는데, 이를 코스피에 적용하면 240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장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