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 느린 호흡으로 자신을 돌아보자

입력 2022-04-29 03:05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의 목회 서신을 한 권에 엮었다. 청파교회 교우들을 염두에 두고 썼지만 한국의 크리스천 모두에게 띄우는 김 목사의 편지 묶음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지는 지난해 1~11월 작성됐으며 모두 44통이다. 편지들엔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교우들을 향한 살뜰한 마음을 드러낸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김 목사는 코로나를 계기로 우리 자신을 돌아볼 것을 당부한다. 미증유의 팬데믹엔 “잠시 멈추어 서서 제 꼴을 좀 돌아보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느림’일 듯하다. 책에 등장하는 이런 구절이 대표적이다.

“우리를 마구 밀어붙이는 세상에 살면서 느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시간에 떠밀려 표류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단인지도 모르겠습니다.…사람들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에 살면서 우리 마음에는 시퍼런 멍 자국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 때문인지 조그마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삽니다. 급한 마음을 자꾸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야 하는 까닭은 그 때문입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