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위기 베이징 식량 사재기… 中 진출 기업들 예의주시

입력 2022-04-28 04:05
26일 일부 지역이 봉쇄된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봉쇄 구역 바깥에 위치한 마트가 아침부터 물건을 사려는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 달 가까이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상하이에서 공장을 겨우 재가동한 한국 기업들은 베이징까지 봉쇄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상하이 봉쇄로 전면 폐쇄됐던 중국 진출 한국 식품기업의 공장들은 최근 재가동을 했다. 상하이시가 지난 11일 봉쇄 수위를 완화해서다. 오리온의 상하이 공장은 지난 1일 멈췄다가 지난 13일부터 일부 라인 가동을 재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현재 공장 가동률이 50%에서 70%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농심도 연간 라면 3억5000만개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을 다시 돌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폐쇄했던 공장에 지난 12일부터 일부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지난 1일 멈춰선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공장은 여전히 멈춰선 상태다. 이 공장은 이니스프리·마몽드·에뛰드 등의 제품을 연간 1억개 생산한다. LG생활건강, 애경산업, 한국콜마 등은 중국에서 유통망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자체가 막힌 건 아닌데 컨테이너가 도착해도 물류 업무를 할 사람이 없다.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니 수출 물량이 통째로 컨테이너에 묶여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은 상하이 봉쇄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베이징 봉쇄라는 새 변수를 예의주시한다. 베이징에 제2 공장을 세우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려던 풀무원에는 비상이 걸렸다. 풀무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밀가루, 건면, 대두 등의 원부자재들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한 달 가까이 개점휴업 중인 SPC그룹 파리바게뜨, 이랜드그룹 스파오·미쏘 등은 베이징에서도 매장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다. 중국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가 아예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봉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그나마 업계에선 베이징 봉쇄는 상하이와 다를 것으로 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상하이 봉쇄로 식량난이 심각했다. 사람들 반발이 심했던 만큼 베이징에선 부분 봉쇄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흘러갈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영 문수정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