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기업집단 지정… SK, 자산 순위 2위로

입력 2022-04-28 04:04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대기업으로 지정됐다(국민일보 3월 10일자 18면 참조). SK는 자산총액 기준 대기업 순위에서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최초로 2위에 올라섰다. 상위 5개 기업(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순위가 바뀐 것은 12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76개 기업집단을 다음 달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생기며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이 금지된다. 상출제한집단은 여기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이 추가 적용된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열풍으로 자산총액이 약 10조8225억원으로 늘며 가상자산 업체 중 최초로 대기업이 됐다. 그룹의 실질적 지배자를 뜻하는 동일인으로는 송치형 회장이 지정됐다.

앞서 공정위는 고객 예치금 5조8120억원을 두나무 자산으로 볼 것인지 여부를 검토했고, 두나무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금융·보험업이 아닌 정보서비스업 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자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고객 코인과 달리 예치금은 두나무 통제하에 있고 경제적 효익을 얻을 수 있어 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며 “한국회계기준원의 자문 등도 거쳤다”고 말했다.

SK는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기업집단 2위로 올라섰다.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삼성(483조9190억원) 다음이었고, SK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난 현대차의 자산총액은 257조845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 사업이 성장하고, 물적분할에 따른 신규 회사 설립 등 SK의 자산총액이 급증한 영향이다. 카카오·네이버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연도와 비교하면 카카오는 2016년 65위에서 올해 15위(32조2000억원)로, 네이버는 2017년 51위에서 올해 22위(19조2000억원)로 각각 올랐다.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올해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김 부위원장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외국인에게 형벌까지 부과할 수 있는 큰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