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르겠지”… 기대인플레이션율 9년 만에 최고

입력 2022-04-28 04:06
연합뉴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 만에 최고치인 3%대를 기록했다. 최근 치솟은 물가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이 물가 상승 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1년 후 집값 상승 예상치인 주택가격전망지수도 10포인트 급등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2.9%)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3.1%로 나타났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 상황 인식과 전망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한은이 지난 12~19일 전국 2500가구(응답 2289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는 식재료나 휘발유 등 사람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품목의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3개월 만에 4%대로 급등했고, 외식 물가 역시 6.6%로 치솟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유가와 외식비 등 생활 물가가 높아져서 사람들이 ‘앞으로도 물가가 높게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보다 0.6포인트 오른 103.8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인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라고 해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가파른 물가 상승 탓에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지는 못한 셈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141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개월 만에 10포인트 오른 114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기준값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 아래로 내려가면 집값 하락 전망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인 97로 내려갔었다. 다시 상승세를 탄 데는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최근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황 팀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재건축, 재개발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면서 생각보다 높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