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벌써부터 신한금융 차기회장 경쟁?

입력 2022-04-28 04:05

신한금융그룹에서 차기 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임진왜란’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 자리를 노리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성(姓)인 ‘임’과 ‘진’을 따 만들어진 내부 신조어다.

금융권 관계자는 27일 “요즘 임 사장과 진 행장이 서로 차기 신한금융 회장을 꿈꾸며 벌써부터 선의의 경쟁을 시작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이 3~4차례 연임한 사례가 있지만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복심을 임 사장과 진 행장이 품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충청권에 호의적인 만큼 대전 출신인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과 국회 정무위원회 일부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 관례에 칼을 대려고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 함께 돈다.

현재로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조 회장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진 행장과 임 사장 임기가 올 12월 말인 점도 변수다. 조 회장과 달리 임 사장과 진 행장 모두 지일(知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임 사장은 신한은행 근무 시절 일본 오사카·후쿠오카 지점에서 오래 일해 신한금융 재일 교포 주주와 친분이 깊다. 일본어에도 능해 조 회장과 일본 주주 간 가교 역할을 했다. 진 행장은 오사카 지점장,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법인) 사장을 지냈다. SBJ은행 설립을 이끈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2년 만에 SBJ은행 사장에서 신한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재일 교포 자금이 주축이 돼 설립된 신한금융 특성 상 두 사람의 경쟁력은 있어 보인다”면서 “그래서 임진왜란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