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책협의단 日 총리 만나 尹 친서 건네고 ‘우호’ 의견 도출

입력 2022-04-27 04:06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의 정진석 단장이 2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이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면담하고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

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바람직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면담은 오전 10시40분부터 약 25분간 진행됐다.

정 단장은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당선인께 고맙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친서 내용에 대해서는 “김대중-오부치 합의, 즉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자는 두 정상의 합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것이 윤 당선인의 새 한·일 관계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라며 “친서에 이런 취지의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함께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 측 사과 표명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정 단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데 일본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정 단장은 이어 “양국 간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중단된 인적 교류의 확대와 활성화, 이를 위한 제반 제도적 기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기시다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관해 정 단장은 “정상의 취임식 참석은 관례에 따라 일본이 결정할 문제로 취임식 초청은 없었다”면서 “일본이 (기시다 총리의) 참석 의사를 보내오면 우리는 성의를 다해 모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면담에서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현재 국제 정세에서 한·일, 한·미·일 3국의 전략적 제휴가 이렇게 필요한 때가 없었으며 한·일 관계 개선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면담에선 양국 간 갈등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수준의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단장은 이날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선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를 조속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