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日 총리, 취임식 참석 의사 연락 없어 초청장 못 보내”

입력 2022-04-27 04:07
26일 국회 본청 앞마당에서 대통령 취임식 준비 업체 직원들이 취임식 행사에서 사용할 구조물을 옮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는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연락해 오지 않아 초청장을 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외국 정상이나 행정수반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그분들이 먼저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와야 정중한 예의를 갖춰서 초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위원장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상의 예우를 갖춰 초청하려 한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도 건강이 악화되지 않으면 참석하겠다고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초청에 수락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박 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하는 방안도) 한번 토론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초청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직 대통령 유족이나 자제분들은 공식적으로 초청을 한다”며 “저희가 파악하니 20여명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전통적인 취임사에서 탈피해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취임사를 준비 중”이라며 “특히 어려운 대한민국 상황을 인식하고, 지혜와 용기를 다시 한번 발휘해서 재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기조 속에서 취임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박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우리 주변의 이웃, 특히 어린이와 청년, 그리고 장애인 및 취약계층과 함께하는 취임식이 되도록 해 달라’는 당부를 매번 하셨다”면서 “취임식 전반에 걸쳐 그런 방향으로 조촐하면서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윤 당선인과 경쟁했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취임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이 전 지사를 초청하는 사항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이 취임식에 참석해주시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다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승자가 패자에게 아픔을 상기시키는 자리가 돼 본의 아니게 예의에 어긋났다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초청 여부와 관련해 “본인들이 오겠다고 연락해주면 언제든지 최상의 예우로 초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홍 의원은 현재 국회의원 신분이어서 초청장 발송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취임식 예산이 33억원대로 역대 최대라는 지적에 대해 “예산은 최고가 맞다”면서도 “그러나 그 예산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통과된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외빈 취임식 만찬 행사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하는 것과 관련해 ‘혈세 잔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청와대에서 만찬 행사를 하더라도 음식은 전부 외부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호텔 만찬 행사도 대관료 정도만 추가될 뿐 청와대에서 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취임식 준비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면서 “하지만 예산과 경호 문제로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