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또 올랐다… 25개월만에 최고치

입력 2022-04-27 04:06

미국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0원 오른 1250.80원을 기록, 전날 2년 1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달러 외에 다른 금융자산 가격은 내리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이달 14일 이후 100을 돌파했고 이날 기준 전주 대비 1.12% 상승한 101.8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72% 하락했고,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 지수는 1.4%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 가격도 하락세다.

달러화 가치만 오르는 현상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다른 국가들보다 빠른 탓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지 않았고 일본은행(BOJ)은 장기적인 저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역시 코로나19 봉쇄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것도 달러 강세에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경기선행지수에서 주요국 중 유일하게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전망에서도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미국의 하향 폭은 평균보다 적었다. 이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라 안전자산 및 유동성 선호 심리도 달러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반적으로 국내 수출 기업은 환차익 이익이 늘어나지만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10% 낮아지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본격적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 수출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부채가 많은 항공·해운업계나 원유·원자재 등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 등은 강 달러 현상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