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오아시스마켓, 매장 간판서 ‘생협’ 뺀다

입력 2022-04-27 04:06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위탁판매점이라는 표시를 한 오아시스 매장 모습. 오아시스 제공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이 오프라인 매장 간판에서 ‘우리생협’ 문구를 떼기로 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생협업계가 “생협(생활협동조합) 사칭”이라며 문제제기를 이어와서다. 오아시스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더이상 갈등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 간판에서 ‘우리생협’ 문구를 삭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신설 매장에 ‘오아시스’로만 간판 명칭을 쓰고 있다.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 경영진이 2011년 설립한 오아시스는 그동안 우리생협과 정식계약을 맺은 위탁판매자로서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우리생협 오아시스’ 간판을 사용해왔다.

오아이스의 결정 배경에는 10년간 이어진 생협업계와의 갈등이 있다. 그동안 생협업계는 “오아시스가 생협을 사칭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아이쿱·한살림·두레·행복중심·대학생협연합회 등의 5대 생협연합회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이 주인인 단체, 친환경 유기 직거래,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생협이 만들어온 긍정적 이미지를 (오아시스가) 자본의 논리로만 망가뜨리고 있다”며 “생협법에 근거하지 않은 주식회사나 대리점이 생협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아시스와 우리생협은 “위탁판매점 표시를 하고 영업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맞서왔다. 주식회사와 개인사업자가 생협 위탁매장을 운영하는 게 오아시스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생협 관계자는 “아이쿱생협 조합원 제도를 운영하는 자연드림 매장 역시 주식회사 쿱스토어가 운영하는 곳이고, 한살림 매장도 개인사업주가 운영하는 매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간판을 ‘오아시스’로 통일하며 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IPO를 앞두고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끝까지 다투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오아시스가 (IPO를 앞두고) 중요한 시점인 만큼 굳이 소모적으로 싸우기보다는 사업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며 “조만간 우리생협과도 아예 관계를 정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생협은 5대 생협이 “가짜생협” “생협 사칭”이라는 악의적 표현을 사용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생협업계의 성명서 내용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형사 고소장을 광주경찰서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