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세실극장, 7월 재개관

입력 2022-04-26 21:22

국립정동극장이 폐관 위기의 세실극장(사진)을 맡아 오는 7월 다시 문을 연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70~80년대 한국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 있던 유서 깊은 공간이다. 대한성공회 대성당 부속건물로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했다. 무대 폭 12m, 깊이 8.5m, 높이 4.5m의 공간으로 객석은 234석이다. 77~80년 연극인회관으로 사용되면서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됐다. 87년 6월항쟁 민주화 선언의 현장인 세실극장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등록됐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운영 주체가 수차례 바뀌고 개·폐관을 반복하며 존폐 위기에 놓였다. 2018년부터 서울연극협회가 서울시에서 세실극장 운영을 위탁받았지만, 지난해 말 장비 노후화 문제 등에 대한 대한성공회와 이견으로 사실상 폐관 수순을 밟고 있었다.

하지만 오는 8월 극장 재건축에 들어가는 국립정동극장이 대한성공회와 정동역사재생지역협의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세실극장의 새 운영 주체가 됐다. 임대 기간은 5년이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극장 보수 비용은 국립정동극장과 성공회 양측이 분담하기로 했다. 7월 공식 개관작은 연극 ‘카사노바’다.

정동극장은 재건축을 통해 대극장 662석, 소극장 313석의 새로운 공연장을 확보해 인프라를 확대한다. 국립정동극장은 공사 기간에 인근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을 2년간 임대하기로 했다. 정동에 2개의 극장을 운영하게 된 국립정동극장은 ‘창작 핵심 기지’로 정동 일대의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26일 “소극장 세실에서 창작 발전 단계를 거친 작품을 국립정동극장의 무대로 확장하는 2차 제작극장으로서 첫걸음을 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