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파행을 거듭해 결국 법정 청문시한을 넘기게 됐다. 여야는 다음 달 2일과 3일에 다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6일 오전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지만 30분 만에 산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청문회 보이콧에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간사 강병원, 정의당 간사 배진교 의원만 청문회에 참석해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질타하며 청문회 일정 재조정을 요구했다. 강 의원은 한 후보자가 25일 제출한 김앤장법률사무소 업무 내역에 대해 “6페이지를 제출했는데, 별첨한 영문 연설문을 빼면 A4용지 한 장 반”이라며 “4년4개월 근무하면서 20억원을 받았는데, 한 일이라고는 간담회 4회 참석이 다라는 얘기냐”고 따졌다. 이어 “(노무현정부 때) 총리 이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도 “한 후보자의 외화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요구한 자료인데 하나도 안 냈다”면서 “떳떳하다고 하면서 왜 이런 자료에 대해 개인정보 이용 미동의로 제출을 막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배 의원의 지적을 들으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1100건에 달하는 자료를 어떻게 순식간에 다 만들어내느냐”며 “50년치 월급을 내놓으라고 하면 사실상 (제출)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청문 법정 기일을 지키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번에는 깨질 것 같다”면서 주호영 청문특위 위원장에게 “새로운 의사 일정을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은 요청서가 제출된 날(지난 7일)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종료하도록 규정돼 있어 법정 청문시한은 이날까지였다.
여야는 간사 협의를 통해 다음 달 2일과 3일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자료 제출 범위와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 자료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