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전도 플랫폼 ‘들어볼까’를 개설했다. 이후 지금까지 접속자 수 8만7000여명, 페이지 조회 수 351만회를 기록해 코로나19 시대 복음 전도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플랫폼에는 국내외 교계 다양한 구성원들도 동참했다. 92명의 크리스천 연예인과 목회자가 영상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으며, 주요 대형교회부터 4000여개 넘는 미자립교회, 성도들은 실제 현장에서 ‘들어볼까’를 통해 복음을 전했다. 한국을 넘어 파라과이, 호주 등 해외에서도 동참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복음의전함 사무실에서 만난 고정민 이사장은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인상 깊었던 일화 하나를 들려줬다. “한 미자립교회에 후원금을 통해 마련한 차량 부착용 복음 광고 키트를 보내드렸는데 이 광고판을 보고 길을 지나던 스님이 관심을 갖고 교회에 들어오셨다고 합니다. 그 스님은 이후 교회 주일예배에도 몇 번 참석하셨다고 하던데 당장 그가 하나님을 영접하진 않았다 하더라도 이 일화는 저희에게 큰 도전이 됐습니다.”
이외에도 지역 내 버스 정류장에 복음 광고를 게재하는 사역에 직접 동참한 성도부터 남미 파라과이에서 자신이 운영 중인 쇼핑몰에 복음 광고를 부착해 뜻이 맞는 직원들과 전도에 나선 성도까지, 복음의전함 사역엔 개별 성도들이 보내온 힘이 컸다.
최근엔 교회와 성도 이름이 포함된 ‘들어볼까’ 홈페이지 접속 QR코드가 새겨진 전도용 ‘복음 명함’을 제작하는 일도 추진 중인데 이는 성도 개인에게 뜻깊은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한 교회 권사님께서 교회가 만들어준 이 명함을 받아들고는 ‘평생 명함 하나 없이 살았는데 명함이 생겨 기쁘다’며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내 이름을 알리는 명함이 아니라, 예수님을 전하기 위한 명함이라 더 뜻깊었고요.”
고 이사장은 이를 복음의전함이 중시해온 ‘관계 전도’와도 연결지었다. 일정 기간과 특정한 장소에 모여 일방적으로 전도지를 나눠주는 차원의 전도가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명함처럼 관계를 맺음으로써 복음을 전하는 것, 그것이 ‘들어볼까’ 플랫폼이 갖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김치냉장고가 처음 나왔을 때 어색해 했지만, 지금은 가정에서 보기 흔해진 것처럼 ‘들어볼까’는 복음 전도가 반드시 사람을 만나야 가능하다는 데서 한 단계 발전시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님을 전할 수 있는 전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성도 개개인의 참여에서 시작된 이 사역이 국내 교회와 관계기관으로 확장되고, 나아가 세계 30개국 100여개의 한인교회, 현지 교단의 동참까지 이뤄졌으면 합니다. 어느 곳에서든 365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복음 전파가 구체적으로 펼쳐지는 계기가 되는 거죠.”
고 이사장이 ‘들어볼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교회 소개 홈페이지는 많지만, 예수님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는 없다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또 온라인이 일상화된 시대에 맞춰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고 편하게, 무겁지 않게 예수를 알리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친근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개그우먼 이성미씨가 ‘들어볼까’를 통해 어려웠을 시절 힘이 돼 준 예수님 마음을 전하고, 하나님이 내 삶에 기쁨이며 감사라 고백할 때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것처럼 ‘들어볼까’가 가진 힘은 ‘공감’에 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일 이에게 낯섦과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친절하고 편리하게 소통할 접촉점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복음의전함 사역은 교회를 향한 편견을 깨는 역할도 한다. 최근 국민일보와 코디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이들은 교회가 구제와 봉사에 나서는 이유를 단순히 성도 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 오해했다.
“제가 사는 지역 내 여러 교회는 서로 속한 교단은 다르지만, 함께 복음 광고 사역에 동참해 같은 예수님을 전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이 한목소리로 오로지 예수님만 전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하니 교회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복음의전함은 교회 간 연합을 넘어 대학 캠퍼스, 군선교나 구호단체와도 협업 중이다. 각 분야 교계 기관들과 ‘들어볼까’ 플랫폼을 공유해 다양한 분야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렇게 모인 새신자들을 결연 맺은 교회와 연결해 신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복음의전함은 그저 복음 광고를 본 이들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더 들려드리고 예수 사랑을 보여드릴 곳으로 안내해드리는 휴게소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사람들의 공허한 마음을 충전시키고 하나님이 뜻하신 목적지로 다시 출발시키는 휴게소인 셈이죠.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다가와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고 이사장과 복음의전함은 앞으로 거창한 비전을 세우고 나아가기보다 목자인 예수님만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데 사역의 초점을 두려 한다.
“‘들어볼까’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복음이 담긴 콘텐츠를 지속해서 생산하고 전하는 원동력이 될 3000명의 서포터즈를 모아보려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이 ‘들어볼까’를 통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한국교회 성도들께서 마음의 문을 열고 동참해주시길 소원합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