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른바 ‘항일유격대(항일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일인 25일 ‘야간 열병식’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빨치산 창설일’에 열병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오후 9시쯤 식전행사를 시작했고, 오후 10시쯤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병력과 각종 장비를 동원해 야간 열병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전례를 볼 때 김 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군과 정보당국은 종합 예행연습에만 장비 250여대가 동원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이번 열병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가 대거 동원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최근 핵무력 강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 16일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새로운 대남용 전술핵 무기를 추가로 선보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야간에 열병식을 개최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잇달아 야간 열병식을 개최하고 있다.
북한이 밤 시간대에 열병식을 여는 것은 야간 열병식이 조명과 불꽃놀이 등을 통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 내부 결속력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열병식에선 일종의 물에 뜬 다리인 ‘부교’가 대동강에 설치돼 열병식 개최 장소인 김일성광장과 맞은편 주체탑 광장 사이를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교에는 조명, 폭죽 시설도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열병식은 당초 25일 0시를 기점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날 평양 날씨가 흐려 그 영향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열병식 모습은 26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방송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