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더 강한 긴축 전망과 중국의 봉쇄 확대 우려에 25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8원 오른 1249.9원을 기록해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58포인트(1.76%) 내린 2657.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2.94포인트(2.49%) 내린 899.84로 마감했다.
성장주와 게임주를 중심으로 최저가 기록이 쏟아졌다.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83% 내린 28만8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28만8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게임 업종 대장주인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3.00%, 2.37% 하락하며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마감 직전 1250.1원까지 오르며 지난 22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2020년 3월 24일(126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5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에 이어 6월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빅스텝’을 다음 달 FOMC 정례회의뿐 아니라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밟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 일부 지역까지 봉쇄한 것도 불안 심리를 키웠다. 봉쇄 확대로 경제적 피해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이날 중국 주식과 위안화 가치는 급락했다. 특히 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로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된 가운데 통화정책 스탠스도 완화적으로 선회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차이가 달러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2600~2800 사이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