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2022 한국교회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해 울진·삼척 산불 이재민들에게 조립식 목조주택을 선물한다. 지난달부터 한교총 회원 교단과 산하 교회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으며 1차로 35개 가정에 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26일 류영모 한교총 대표회장에게 집짓기 운동의 의미와 진행 상황을 서면으로 들어봤다. 다음은 류 대표회장과 일문일답.
-‘2022 한국교회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교회는 선교함으로 교회가 돼간다’는 말이 있다. 사회적 약자들과 상처 입은 영혼들의 편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할 때 진정한 교회가 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교회를 향해 ‘아직도 이 땅에 교회가 필요한가’ ‘아직도 교회는 세상의 희망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교회가 영원히 세상의 희망임을 외치고 또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올해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끊임없이 숙제를 주고 계신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울진·삼척 산불피해에 대한 지원이 그것이다. 두 사건이 발생한 후 한국교회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말씀을 따라 재난 치유에 앞장서기로 결단했다. 한교총은 산불피해 지역과 이재민들의 주택 건축을 맡았고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은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전담하기로 역할을 나눴다. 이에 따라 한교총은 산불로 전소된 가정에 주택을 제공하려고 한다.”
-울진·삼척 산불이 나고 10여일 후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한 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다.
“4개월 전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한 해 동안 많은 일을 하기보다 올바른 일을 바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하나님의 음성, 신음하는 세상의 소리, 교회를 향한 세상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이동권을 요구하는 장애인 시위 현장, 쪽방촌, 다문화 선교 현장, 군부대 등을 뛰어다녔다. 그러는 가운데 울진·삼척 산불 소식을 듣고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이재민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사이 너도나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가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그 짐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아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날 밤 하나님께서 자꾸 잠을 깨우시며 기도하게 하셨다. 이제는 그분들께 집을 지어 드릴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뛴다.”
-이 운동이 점차 확산돼 지난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당시 한국교회가 14억원을 모아 한교총에 전달했다. 한국교회의 이런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나.
“집짓기 운동의 1차 목표는 20억원으로 집 35채를 짓는 것이다. 한교총 회원 35개 교단이 최소 하나의 가정을 책임지기로 했다. 대형 교단은 여러 채도 지을 수 있지만, 작은 교단은 한 채 기금 마련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모든 교단과 교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하고 기도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부활주일까지 14억원이 모였고, 지난 24일까지 1차 목표액인 20억원이 약정됐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선한 마음이다. 이 시대 재난을 치유하는 일은 한국교회의 마땅한 사명이요, 사역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이 힘으로 다음 달 사랑의 집짓기 선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이면 집 짓는 요란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추후 2차 모금도 진행하려고 한다.”
-울진·삼척 산불 피해 주민 돕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구호는 각각 한교총과 한교봉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재해가 있을 때마다 한국교회가 중복으로 구호하는 폐해도 있었는데 이번 산불과 전쟁 구호가 좋은 사례로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령 충만했던 초대교회에서도 선한 일, 즉 구제하는 일을 두고 갈등과 불평이 있었다.(행 6:1~2) 시대적인 재난을 치유하는 일은 선하고 아름다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하나님의 일임을 잊어버리고 주체와 주관 논쟁을 하게 되면 하나님의 일이 아닌 사탄의 일이 되고 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산불이 일어나자마자 김태영 한교봉 대표회장과 신속하게 만나 의논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사역을 맡아 중복을 피하기로 하면서 대 사회 섬김의 좋은 사례를 낳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짓기 운동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울진군기독교연합회 울진군청 건설회사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화평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집짓기 운동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
“전 국민의 성금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 동참으로 새 희망이 싹트고 있다. 이재민들이 불편을 조금만 더 참아 주시면 한교총이 최선을 다해 섬길 것이다. 주택을 공급받는 가정과 산불 피해가 없어 낡은 주택에 계속 살게 될 가정 사이에 위화감이나 갈등이 없도록 마을 공동체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펼치는 이 운동이 은혜와 감동 중에 이루어지길 바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