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의사인 맥스웰 몰츠 박사가 쓴 책 ‘사이코-사아버네틱스(Psycho-Cybernetics)’에 실린 이야기다.
한 여자가 자신의 남편 문제로 몰츠 박사를 찾아왔다. 이 남편은 집에 불이 났을 때 자기 부모님을 구하려다 얼굴에 큰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남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모는 모두 목숨을 잃었다.
그 뒤 남편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우울증까지 겪었다. 남편의 얼굴은 아주 흉측하게 일그러져서 그날 이후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았다. 골방 속에 갇혀서 지냈다. 심지어 자기 아내조차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 남편은 하나님이 내린 벌로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내는 몰츠 박사에게 자신의 남편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들은 몰츠 박사는 여자를 안심시키면서 말했다. “현대의 성형외과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에 염려하지 마세요. 남편의 얼굴은 얼마든지 보기 좋게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몰츠 박사에게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선생님, 저도 남편과 똑같이 제 얼굴을 흉측하게 망가뜨려 주세요. 제가 남편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남편이 예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올 수가 있을 거예요. 저는 남편을 정말 사랑해요. 남편과 함께 있고 싶어요. 제 얼굴을 흉측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저는 그 길을 택하고 싶어요.”
몰츠 박사는 자신이 직접 남편을 만나서 수술을 권하기로 결심했다. 남편이 숨어서 지내는 골방문 앞에 가서 열심히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몰츠 박사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당신이 여기 있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압니다. 나는 성형외과 의사 몰츠입니다. 나는 얼마든지 당신의 얼굴을 예전과 똑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방에선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러자 몰츠 박사는 더 크게 소리쳤다.
“당신 부인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십니까. 당신 부인은 당신이 밖으로 나올 수만 있다면 당신의 얼굴과 똑같이 흉측하게 망가뜨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이 말이 끝나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토록 오래 잠겨있던 방문이 삐걱거리며 열리기 시작했다.
남편의 상처와 고집스러운 마음을 풀어준 것은 무엇일까.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아내의 사랑이었다. 남편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떤 고통과 수치스러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사랑의 결심이 남편의 굳은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사랑은 생명을 살리는 능력이 있다. 사랑은 죄책감을 이기는 위대한 능력이다. 사랑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기적의 원동력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우리가 죄로 인해 저주와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주셨다.
십자가는 가장 흉악한 죄수가 처형당하는 저주와 수치의 상징이다. 아무 죄도 없는 예수님, 하나님의 아들이신 영광스러운 예수님이 나를 저주와 멸망과 수치스러움의 골방에서 나오게 하려고 자신을 망가뜨렸다. 그리고 흉악한 죄인처럼 저주를 자청하고 죽으신 것이다.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시사 저주의 골방에서 나오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독생자를 주셨는가. 예수님은 왜 자기 몸을 십자가에 내어 주셨는가.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면 그 사랑을 속히 깨닫길 바란다. 그리고 죄악과 저주의 골방에서 나오기 바란다.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미국 애틀란타 새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