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한 SK스퀘어와 KT가 자회사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통신사업에 가려 저평가됐던 인공지능(AI) 등 다른 사업의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취지다. 핵심 사업인 통신 분야가 ‘제자리 걸음’을 하자 비통신 사업을 통한 성장이 한층 중요해졌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스퀘어 자회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다음 달 중으로 상장을 본격화한다. 첫 주자는 SK쉴더스다. SK쉴더스는 다음 달 3~4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예측 수요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공모 주식수는 2710만2084주, 공모가 범위는 3만1000~3만8800원이다. SK쉴더스 계획대로라면 공모금액은 8402억~1조516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최소 2조8005억원에서 최대 3조5052억원에 이른다. SK쉴더스 상장 예정 시기는 다음 달 중·하순이다.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보안 1위 SK인포섹이 물리보안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했다.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했던 원스토어는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한 끝에 다음 달 9~10일 수요예측, 같은 달 12~13일 일반 청약을 거쳐 기업공개(IPO)에 뛰어든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시가총액은 최대 1조1110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원스토어는 구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앱스토어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지며 자리 잡은 ‘토종 앱 마켓’이다. 두 회사 외에도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의 SK스퀘어 자회사들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IPO에 도전장을 내민다. SK스퀘어는 계열사 IPO 등으로 현재 26조원 규모인 자산을 2025년 75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KT도 자회사 케이뱅크, 밀리의서재 등의 ‘상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KT의 지배구조를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었다.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자회사 IPO 행보는 통신사업의 성장 한계와 맞물려 있다. 초고속 인터넷 등의 유선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5G 이동통신도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