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이런 과정을 통해 장학생으로 최종 선발됐고, 1억원 정도의 장학금을 실제로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A씨 장학금을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혹의 핵심은 딸 A씨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뽑히는 과정에서 당시 동문회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심재옥 한미교육위원단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선발할 때 ‘블라인드(Blind·개인 정보를 가리는)’ 평가는 하지 않는다”면서 “A씨가 지원했던 2013년 장학생 선발 과정에도 블라인드 평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심 단장은 “숨길 것이 없다면,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가족 얘기를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블라인드 평가 여부를 떠나서 자체적으로 철저하게 심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씨가 단장으로 있는 한미교육위원단은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자체적으로 선발한다. 심 단장은 2004년부터 단장을 맡아 장학금 심사 과정을 총괄하는 인사다. 당시 A씨 심사를 총괄했던 심 단장이 A씨가 가족 관계 등을 자기소개서에 썼고, 심사위원들이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심 단장은 면접 당시 A씨가 김 후보자의 딸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심사위원은 A씨가 김 후보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파악됐다. 당시 심사 과정을 잘 아는 교육계 관계자는 “2013년 8월 면접 때 6명의 심사위원이 면접장에 들어갔다”면서 “당시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는 블라인드 심사가 아니었다. 거기에 가족 등 모든 걸 쓴다. 그걸 보면, A씨가 동문회장이었던 김인철의 딸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교육위원단의 주요 재원 중 하나가 동문회의 후원”이라며 “이에 따라 당시 동문회장이었던 김 후보자의 딸을 탈락시키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A씨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고 주장했다.
심 단장은 이에 대해 “1999년 서울 마포구 풀브라이트 건물을 구입할 때 동문회 측이 건물가의 절반을 부담한 것을 제외하면 기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빠 찬스’ 논란이 더욱 증폭되면서 김 후보자 측이 의혹 해소를 위해 A씨가 당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와 대학 졸업 학점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 측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심사는 한미교육위원단이 총괄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고 있다”면서 “김 후보자는 A씨의 심사 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세환 정현수 안규영 구승은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