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역대급 ‘심야 열병식’ ICBM 등 총동원 할 듯

입력 2022-04-25 04:05
북한이 2020년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조선노동당 창건 8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이른바 항일유격대(항일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이 되는 2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심야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25일 0시를 전후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병력 2만여명이 동원된 대형 열병식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최근 몇 년 사이에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각종 신형 무기체계를 총동원해 무력 과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예행연습엔 250여대의 장비가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ICBM인 ‘화성-17형’ 등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열병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색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열병식 개최 장소인 김일성광장과 대동강 건너편에 있는 주체탑 광장을 연결하기 위해 대동강 위에 ‘부교’ 2개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 때 부교 설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 동원된 병력과 장비가 이 부교를 통해 김일성광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폭죽이나 조명 장치도 부교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빨치산 창설일’에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 25일 만주에서 조직한 항일빨치산을 1948년 2월 8일 정식 창설된 조선인민군의 모태로 보고, 2017년까지 4월 25일을 건군절로 기념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북·미 사이에 평화 무드가 일었던 2018년부터 건군절을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로 옮겼다. ‘빨치산 창설일’에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외부에는 군사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통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국방력 강화가 자위권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7년 열병식에서 전차 1대가 고장 나 대열을 이탈하는 장면이 생중계된 이후로 줄곧 녹화 중계를 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