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했던 송영길 전 대표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송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을 이틀 만에 취소하고 100% 국민경선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서울 지역 의원들은 “명분과 원칙을 포기한 결정”이라고 반발해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서울시장 후보는 100% 국민경선으로 선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략공관위가 지난 19일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에 대해 컷오프 결정을 내린 것을 비대위가 뒤집은 것이다. 송 전 대표 공천 배제가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 사이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포함해 22일까지 추가로 후보를 영입하고 거기에서 적정 숫자를 경선에 포함해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며 “경선 과정에서 TV토론을 1회 이상 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공모에는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김진애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주영 변호사, 김송일 전 전남 행정부지사 등 6명이 등록한 상태다. 비대위는 이들을 포함해 출마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인물을 상대로 출마 의사를 확인해 후보군을 확정한 뒤 일정한 수를 추려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송 전 대표 출마에 반대해온 서울 지역 의원들은 비대위 결정에 비판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당대표를 사퇴했던 송 전 대표가 한 달 만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건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 다른 의원은 “전략공관위가 송 전 대표에 대한 컷오프 결정을 내린 건 다른 무엇보다 승리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비대위가 아무런 전략 없이 당내 여론 눈치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인물의 경선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송 전 대표가 노골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는데 어떤 참신한 인물이 자신 있게 뛰어들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3선의 이광재 의원이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며 강원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금껏 민주당에는 강원지사 도전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서 출마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강원 전성시대를 열기 위한 다섯 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약속하지 않는다면 저의 출마는 의미가 없다”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의 강원도 연장’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