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호영 자녀 의혹 수사 나선 경찰,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입력 2022-04-22 04:0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아들 병역 의혹과 관련한 재검 결과를 공개했다. 2015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병역 4급 판정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20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21일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한 결과 ‘추간판 탈출증’ 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2015년 영상자료 판독에서도 비슷한 소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 측은 병역 의혹이 충분히 검증됐으니 이제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것은 정 후보자 아들이 4급 병역판정을 받은 2015년 당시 병역진단의 진실 여부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첫 병역판정 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 5년 후인 2015년 경북대병원 재검에서는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이 됐다. 같은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척추질환 진단명이 2013년 L5-S1(요추 5번과 천추 1번의 디스크 돌출), 2015년 L5-6(요추 5번과 요추 6번 사이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2015년 척추협착으로 3번이나 변경됐다. 허리 디스크가 척추협착으로 변경된 사유가 분명치 않다. 정 후보자는 앞서 아들 병역 판정 관련 의료 영상기록을 제출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개인 정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제라도 국회가 요청한다면 2015년 MRI 진료기록을 제공하겠다니 다행이다. 하루빨리 자료를 공개해 의료전문가의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녀가 같은 대학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해 ‘아빠 찬스’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불법 부당행위가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가 도덕과 윤리의 잣대라면, 거기로부터도 떳떳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연일 제기되는 의혹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합리적 의심을 거두기에도 미흡하다. 보편적인 상식과도 거리가 멀다. 경찰은 정 후보자의 자녀 특혜 및 병역 의혹 관련 수사에 착수한다. 5개 시민단체가 정 후보자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 관련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